미식축구 역사 탐방(83)

부산선발 일본관서 지역 원정 1990년 

11년 만에 부산 선발이 오사카로 원정을 떠났다. 1990년 5월 23일 오후 4시 부산항에서 오사카로 떠나는 페리호에 김한수 선수단장 및 강성봉 중앙회 회장, 황교일 전임 중앙회장 등 임원 20명과 선수 28명이 승선하였다. 그리고 이 배는 다음날 24일 오전 10시에 오사카 항에 도착했다. 비록 18시간의 긴 여정이었으나 처음으로 외국 나들이를 하는 선수들에게는 신기하기만 했다. 관서협회의 따뜻한 영접을 받은 부산 선발은 나가이구장 인근에 있는 유스호스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다음날 경기장인 나가이(長居)구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부산-오사카 페리호 


부산에서 오사카로 가는 뱃길

오사카 나가이구장에서 1차 전은 완패
부산 선발은 25일과 27일에 2경기를 가졌다. 첫 경기는 킨키(近畿) 선발과의 경기였고 2차 경기는 관서학생 선발과의 경기였다.  
아래 스코어 보드에 기록된 것과 같이 첫날 경기는 완전히 망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주전으로 참가했던 정대영(동의대 당시 HB)은 이렇게 말을 한다.
"먼저 우리 나름대로 제대로 해본다고 공격 팀과 수비 팀으로 나누고 우리가 잘 쓰지 않았던 I 포메이션 등으로 패스도 해보려고 했지만 전혀 먹히지도 않고 다운 갱신도 겨우 몇 번 정도에 그쳤습니다. 동행하였던 임원들에게는 미안해서 쥐 구멍이라도 쑤시고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부산선발 vs 킨키선발 1차전 1990년 5월 25일 나가이구장

	1	2	3	4	계	비고
부산 선발	0	0	0	0	0
킨키 선발	7	3	13	0	23

이길 수 있었던 2차 전 
선수단으로 참가했던 연세대의 김남훈, 경성대의 이창화, 동의대의 김형정과 정대영 등은 "이렇게 망신만 당하다 갈 수는 없다"라며 숙소에서 선수와 코치들이 미팅을 했다. 결론으로는 "우리 식으로 하자. 공수를 나누지 않고 기량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풀게임을 뛰고, 수비로만 참가했던 이창화 김남훈 등은 공격과 수비라인으로 들어가서 힘으로 밀어 부치자. 공격 포메이선도 당시 부산에서 잘 쓰는 위시본으로 쓰자. 주전 QB는 전경환, 러닝백은 최영나 정대영 등은 동의대 선수들이었다. 우리가 하던 식으로 한번 해보자"로 결정하고 다음날 손발을 다시 맞추었다.

부산선발 vs 관서 선발 2차전 1990년 5월 27일 나가이구장

	1	2	3	4	계	비고
부산 선발	8	0	6	0	14
관서 선발	7	0	2	17	26

부산선발 단장: 김한수/감독 겸 수비코치 강인호/공격 코치 치정환/일본 선발 감독 카미 가쯔야(上 勝也)

관서 원정 2차전에서 QB 전경환의 다이브 핸드오프 모션 

놀라운 반전, 결과는 패배
결과는 놀라웠다. 한국팀의 파워에 일본 팀은 펑펑 뚫렸다. 제 1쿼터에 한국팀의 파워 카운터 플레이로 정대영이 밀고 들어가 6점을 얻고 QB 전경환의 측면 돌파로 2점을 추가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한국 팀은 1쿼터 종료 직전에 일본에 7점을 내어 주었으나 경기의 흐름은 한국팀이 주도를 했다. 제 3쿼터 시작하면서 쭉쭉 밀고 들어가 HB 최영나가 한개의 터치다운을 추가하며 14-7로 앞서나갔다. 이후 일본 수비 팀의 색으로 세이프티를 주었으나 스코어는 14-9로 리드하면서 다시 힘으로 일본팀을 밀고 들어갔다. 제 4쿼터 초반에 들어 한국팀은 일본팀의 골라인 1야드 까지 전진을 했으나 1야드 앞에서 QB의 펌블이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기세가 오른 일본이 연속으로 17점을 터뜨리며 26-14로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은 패스 방어가 또 문제였다.